환경·생태

대왕프로젝트 강행, 대규모 좌초자산 우려

더좋은환경 2025. 1. 17. 14:58

가스 수요 감소 추세 역행, 잠재적 탄소 비용 최대 2416조

 

지난해 12월20일 본격적인 시추작업에 착수한 웨스트카페라호가 시추 지점에 정박해 시추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사진=한국석유공사

 

[환경일보] 정부가 탄핵 정국 속에서 강행하고 있는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개발 사업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국가적으로 막대한 재정적 리스크를 초래할 뿐 아니라 지진 위험 또한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산성에 대한 회의론과 분석 업체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탄소 비용까지 고려해 경제성도 부실하다는 전망까지 나온 것이다.

8일 기후솔루션은 정부가 추진 중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가진 문제점들을 분석한 이슈 브리프 ‘시대착오적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무엇을 놓치고 있나’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전 세계 가스와 석유 수요가 2050년까지 현재 대비 79% 감소할 전망이며, 국내 수요도 지속해서 하락함에 따라 대왕고래 사업이 처치 곤란한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제시한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자원이 성공적으로 채굴되더라도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잠재적 탄소비용이 적게는 213조 원에서 최대 2416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시대착오적인 석유가스전 개발로 인해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탄소 빚더미를 떠넘길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석유와 가스 수요 전망 /자료제공=에코솔루션

 

이러한 리스크를 반영하듯 세계 50대 은행 52%에 해당하는 26개 은행과, 글로벌 상위 50개 손해보험사 중 26%에 해당하는 13개 보험사는 이미 신규 석유·가스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을 제한하고 있다.

대왕고래 가스전 탐사가 성공하더라도 많은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지원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대한 난항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대륙붕 개발 프로젝트인 ‘광개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탐사 이후 채산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2035년부터 약 30년간 상업 생산을 하게 된다.

해수면으로부터 1㎞ 이상의 심해에 석유가스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시추비용이 회당 1000억원에 달하며, 채굴 난이도 또한 높아 부존량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 이뤄지려면 수십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이 강행되어, 현재는 사실상 좌초 위기에 직면한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 발전소의 사례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척블루파워는 2011년 대규모 정전 사태에 근시안적인 후속대책으로 추진되면서 기후대응 기조를 예측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준공됐지만 제대로 가동조차 되지 못하며 좌초자산 위기에 빠진 대표적인 화석연료 사업으로 꼽힌다.

*기사 전문https://cms.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4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