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정선군, 지역경제 볼모로 복원 약속 뭉개며 곤돌라 존치 주장
위험 시설물 방치로 수차례 산사태 발생, 상수원 오염 및 생태계 교란
지난 19일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강원도 일원에서 개막했다. 동계올림픽의 성지 강원도,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논란이 됐던 가리왕산은 어떻게 됐을까.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활강스키장 개발로 훼손된 후 복원도 안 된 상태로 방치된 지 6년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훼손은 물론 산사태와 수질오염 위험을 지적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복원 약속을 뭉개고 있는 강원도와 정선군의 억지 주장에 중앙정부가 질질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올림픽이 끝나고 사회적 협의에 따라 산림청은 복원을 명령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막상 올림픽이 끝나자 지역사회는 “기왕 개발된 구역을 복원하지 말고 관광자원으로 쓰자“고 요구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원래의 계획, 약속대로 가리왕산을 반드시 생태 복원과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리왕산은 동계올림픽 경기장 조성으로 산림 78만㎡가 훼손됐으며, 잘려나간 나무가 5만8000여 그루에 달한다.
반면 강원도나 정선군은 복원을 위해 기존의 시설들을 해체하고 수거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환경이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가리왕산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자 천년 넘게 보존돼 왔던 천연림으로, 생태자연도 1·2등급 지역으로 국립공원보다 더 보존 강도가 높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보호지역 등급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속한다.
그렇지만 현재 스키장 개발로 인해 하봉 정상부에 있던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연군락인 초대형 철쭉 군락은 모조리 파괴됐다. 지금은 흔적도 없다. 여기에 관람용 데크를 깔고 ‘생태관찰로’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대지역인 가리왕산에 다수 서식해 있는 천년을 살고 죽어서도 천년을 서 있다는 주목 역시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천연군락에서 살던 큰 나무들은 벌채되거나 옮겨 심는 과정에서 많이 죽어나갔다. 더군다나 지금도 곤돌라가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나무들을 계속 잘라내고 있다.
가리왕산 복원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나무 벌채 등으로 생기는 산사태 등이 꼽힌다. 실제 2018년 집중호우로 하천이 불어 산사태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해 긴급예산편성으로 보수를 진행해 이슈가 된 바 있다.
또 먹는 물에 대한 오염도 연계돼 있다는 지적이다. 매년 집중호우가 날 때마다 토사가 휩쓸려 나가면서 그 물이 오대천에서 동강으로, 또 남한강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상수원 보호지역이다.
사실 정선군민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리왕산 스키장이 복원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6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지자체가 약속을 어기고 뭉개는 동안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인 가리왕산 복원의 노력을 기울인 후, 생태공원 등 다른 형태의 관광 개발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년 동안 자연적으로 잘 보존돼 있던 가리왕산이 다시 복원되려면 다시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고 오랜 시간 방치된 가리왕산에서 이전의 모습을 못 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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