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사람, ‘지구법학회 국제컨퍼런스 2023’ 개최
“자연과 지구의 관계 정립, 법의 확장·방향 논의 필요”
[페럼타워=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1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지구와사람(지구법학회), 사단법인 선, 법무법인 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지구법학회 국제컨퍼런스 2023’이 인간 너머의 지구법학을 주제로 열렸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콘퍼런스가 사단법인 선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지구시스템 거버넌스와 법’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나아가 지구법학과 맥을 같이 하는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기원 법무법인 원 대표는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기존 법체계의 한계를 실감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인간 공동체를 넘어 전체 지구공동체의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는 법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지구법학 교육 사업과 공익사업의 성과를 둘러보고, 지구와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기후 문제, 지구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후변화는 인류가 지구에 살기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기후변화를 다루는 거버넌스도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롱텀(긴 시간) 한 도전이 필요한 기후변화에 숏텀(짧은 시간) 한 대응을 하는 ‘거버넌스의 불일치’가 우리의 기후 문제 해결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후변화가 정말로 중요하다면 국가 거버넌스 역시 그만큼 강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지금 우리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데, 국가 이익 중심의 거버넌스가 지속되는 한 지구 전체의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풀기란 대단히 어렵다”며 “현재 지구 차원의 거버넌스는 많은 사람이 학술적인 수준으로밖에 보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오늘 콘퍼런스인 ‘인간 너머의 지구법학’이 앞으로 있을 지구적 논의에 아주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지구와사람 이사장은 ‘지구의 위기와 통합 생태론적 실천’을 주제로 기조 발제가 나섰다. 그는 인간 중심적 체제의 결함과 전 지구적 기후위기의 연관성에 관해 설명하고 지구 시스템과 인간의 삶이 불가분적, 통일적 관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지금의 법체계는 굉장히 정교하고 아주 탄탄한 근본 규범을 갖고 있다. 지난 1948년 세계인권선언은 생명과 인간 존중에 대한 가치가 담긴 선언이었으나, 인간이 지구의 조건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생명과 인간이 살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파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또한 법이 경제적 자유도 보장하며 법 주체가 개인, 인간에서 법인 중심으로 체계화되며 법 자체에도 공백과 결함이 생겼다. 이 결함에서 자연과 지구의 관계를 어떻게 보완할지, 어떻게 지금의 법을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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