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기의 한반도··· 동·서해안 ‘연안침식’ 심각

더좋은환경 2024. 6. 17. 16:57

주요 해변 54곳 조사 결과 18곳에서 2m 이상 침식사면 확인

 

[환경일보] 동해안과 서해안 주요 해변에서 연안 침식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54개 해안 중 침식 사면이 2m 이상 발생하거나 해변 침식으로 인해 배후지가 직접적으로 포락 피해에 노출된 구간 18곳이 관찰됐다.

이와 더불어 34개소의 해변에서 저감 시설 설치 이후에도 침식 및 구조물 무너짐 현상이 발견됐다.

침식 피해 해변은 대부분 대형발전소, 항만 시설 등 연안 개발로 인해 인위적인 교란이 발생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침식 영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사 지점 중 태안해안국립공원,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연안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우전 해수욕장 연안침식 현장(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사진제공=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동·서해안 54개 해변을 대상으로 연안침식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문헌조사와 위성지도를 참고해 동·서해안 해변 중 침식 심각지역을 선정하고, 지역 주민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54개 해변을 대상지로 선정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18개 해안이 2m 이상 침식 사면이 발생했거나, 해변이 침식돼 배후지가 완충 공간 없이 파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개 지점은 해양수산부 침식조사에서 양호 등급으로 평가된 지점이었으며, 여러 차례 포락 피해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우전해수욕장은 2000년대 초부터 태풍 및 고파랑의 영향으로 배후지에 위치한 소나무림이 포락 피해를 입고, 산책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수년간 방치됐다.

또한 저감조치 이후에도 침식이 계속되고 있는 해안 34곳이 발견됐다. 해안방파제 설치 이후 주변 연안에서 2차 침식이 발생하거나 시설물이 무너져 내린 구간도 발견됐다.

우전 해수욕장 소나무림 산책로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녹색연합

경상북도 울진군 구산해변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 대상지로 선정돼 299억을 투입해 수중방파제 5기를 설치했지만, 설치 이후 남쪽 해안에서 침식이 가속화돼 해변 전체가 사라졌다.

인근에 위치한 경상북도 영덕군 백석해변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호안 및 이안제가 설치됐지만 곳곳에서 관광시설 지반을 지탱하는 석축 호안이 무너져 내렸다.

침식 발생 지점은 대부분 대형발전소와 항만시설 주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구간 중 51개 지점이 인근에 관광시설, 항만, 발전소 건설 이후 침식이 극심해졌으며, 특히 동해안의 경우 대형 발전소 시설 인근 해변의 피해 정도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다.

안인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염전 해변과 하시동 해변은 급격한 침식으로 해안선이 무너져 내렸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하시동 해변은 해안 사구 안쪽까지 포락이 발생해 산책로가 사라지고 사구가 무너져 내렸다.

또한 삼척 월천 해변은 LNG 생산기지 건설로 인해 전체 해변이 사라졌다. 2017년부터 2천억을 투입해 일부 해변 복구 사업을 진행했지만 복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연안침식 피해는 1980년대 후반 댐, 보 등 제방시설 건설로 인한 토사 공급량 감소와 어항방파제, 대규모 발전소 건설 등 해안돌출구조물 건설로 인해 파랑장과 모래 흐름에 교란이 발생하며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연안해안 배후지가 관광지로 개발되며 백사장 폭이 감소하고 바다모래 채취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며 침식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안침식은 관광지, 인근 민가 등에 침식, 침수, 풍수해 피해 등 재해 위험을 높이고 있다. 기후위기 적응 대책의 핵심인 재해재난 대비 차원에서 연안침식 대응이 필요하다.

*기사 전문https://cms.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8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