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용으로 허가 받고 실제로는 쇄골재용으로 반출 처리
취재 후 반출 중지 및 용도변경 추진··· 처벌은 솜방망이

[부산=환경일보] 장가을 기자 = 경남 양산시 어곡동 산92번지 일원 산업단지 현장에서 토목용으로 허가를 받고 쇄골재용으로 반출했다는 제보가 있어 현장을 찾았다.
제보자는 어곡동 산 92번지 일원 산업단지에서 빠져나온 트럭이 토석을 싣고 반출처로 향하는 장면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산지관리법 제25조에 의하면 ‘토석채취를 하려는 자는 면적에 따라 시‧도지사와 시장 군수 등 허가를 받고 토석채취를 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산지관리법 제31조를 보면 토석채취 허가의 취소 등의 세부 내용에 ‘토석채취 허가를 받은 자가 아래 조항에 해당하는 경우 허가를 취소하거나 중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산지관리법 제31조 1항 제8호 ‘그밖에 허가 조건을 위반한 경우로 용도와 다르게 반출된 경우에 속한다’라는 법률 조항을 근거로 취재진은 산림청 산지정책과 담당 주무관에게 “산림골재 채취업 허가 시 토목용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쇄골재용으로 반출해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담당자는 "토목용으로 허가를 받았으면 토목용으로 반출돼야 하고 쇄골재용으로 허가를 받았으면 쇄골재용으로 반출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3월11일 양산시 산림과 담당 주무관에게 양산시 어곡동 산92번지 일원 산업단지 사업시행자가 토목용으로 허가를 받은 게 맞는 지 확인한 취재진은 “쇄골재용으로 반출 중인데 이를 알고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담당 주무관은 “시 산림과는 주로 ‘안전’ 관련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다. 비가 많이 오면 토사가 내려오진 않는지 배수로 등이 잘 정비돼 있는지 등을 확인‧관리한다. 제보 내용에 대한 확인은 인허가권자인 경남도청 산림휴양과 담당자와 얘기하는 게 빠를 거다. 양산시가 인허가권자가 아니라서 답변을 하기가 곤란한 점이 있다. 제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했다.
인허가권자인 경남도청 산림휴양과 담당 주무관에게 제보 내용을 알리면서 양산시 어곡동 산 92번지 일원 산업단지의 토석 반출처가 어디인지 묻자 담당 주무관은 “해당 산업단지는 원래 시행자가 ㈜ㄴ건설이었다가 2023년 12월28일 시행자가 변경됐다. 진행율이 4%밖에 안 되는 상황으로 E, (주)T, G산업단지, (주)C 외 12개 사)가 반출처다. 지금까지 ㈜T에만 반출된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이에 취재진은 경남도청이 인허가권자인데 사전에 사업시행자가 승인 신청한 반출처 현장을 둘러봤는지 묻자 “사업계획서에 적힌 반출처 현장을 일일이 다 돌아보지는 않는다”라며 “사업시행자에게 제보 내용이 맞는지 재차 확인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허가만 내줄 것이 아니라 반출처 현장을 찾아 적법하게 반출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아쉬운 대목이다.

3월11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위 제보 내용을 부인한 사업시행자인 A사 담당 본부장은 3월14일 취재진과 대면한 자리에서는 “저는 전혀 몰랐다. 확인해 보니 3일 동안 반출처인 ㈜T에 쇄골재용으로 반출된 게 맞고, 경남도청에서 반출 중지 명령 공문을 보내왔다. 현재 반출은 멈춘 상황”이라고 시인했다.
덧붙여 “지금 쇄골재용으로 용도 변경을 준비 중이다. 장비와 기타 요건을 갖춰 한 달 내에 허가 신청을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3월20일 양산시 산림과 담당 주무관은 “오늘 양산시 어곡동 산92번지 일원 산업단지와 ㈜T업체 현장에 다녀왔다. 경남도청에서 발송한 반출 금지 명령 공문은 양산시도 받았다. 3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5700㎥를 반출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만약 추가 반출이 있을 시 경찰에 고발조치 하거나 허가 취소 등 조치를 취하겠다. 경남도청에서 반출 금지 명령을 내린 상황이니 좀 더 지켜보겠다”라며 앞서 ‘안전’ 부분에만 관리 감독 권한이 있다는 입장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불법 반출이 제보 이후 3일 만에 멈췄지만 취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불법 반출은 계속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양산시 담당 주무관은 "3일 동안 불법 반출로 사업시행자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라면서 "만약 불법 반출 기간이 몇 달로 길어졌다면 책임에 대한 얘기는 달라진다"라고 밝혔다.

이번 불법 행위 적발은 인허가권자인 경남도청과 관리 감독자인 양산시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사업시행자가 올린 사업계획서만 보고 인허가를 승인한 뒤 면밀하게 현장을 둘러보지 않았고 세심하게 중간 상황을 관리 감독하지 못했다.
불법 상황이 발생한 뒤 사후약방문식으로 행정 절차를 이행하는 담당 공무원의 안일한 탁상행정은 분명 지적 받아야 한다.
이후 본지 취재진은 사업시행자가 쇄골재용으로 용도 변경 신청 시 규정에 맞게 경남도가 승인할 지 주시할 예정이다.
산업단지 조성공사나 광업권 등을 얻어 광물을 채취하기 위해 암석을 채취하는 건 부산물로 취급해야 한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돼 암석채취가 목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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