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원 확대, 선진국과 개도국 간 균형 있는 협력 방안 모색
시민·기업·정부가 함께 실천해야 지속가능 미래, 탄소중립 실현
국제탄소시장 대응, 친환경 기술 상용화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해야
한-EU, ‘그린 파트너십’ 기반 탈탄소 산업 부문 정책 협력 강화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한국은 녹색기후기금(GCF), 손실과 피해 기금(FRLD), 적응기금(AF) 등 6억 달러 이상의 기여를 통해 개도국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 녹색 부문 기여 규모도 10위 수준이다. 나아가 향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지원 확대와 국제 기후재원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세부 이행규칙이 최종 합의되면서 본격적인 국제탄소시장이 출범했다. 한국은 이를 활용해 해외 탄소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배출권 거래를 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감축 프로젝트 기준을 마련하고,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수적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며 글로벌 탄소 감축 계획에 미칠 영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이 기후 목표에서 이탈할 경우, 국제사회는 EU, 영국, 중국 등의 연대를 통해 대응하고자 한다. 한국은 기존 탄소중립 목표를 유지하면서 국제 기후 협력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특히, 한국과 EU 간 기후 협력에서는 배출권거래제(ETS),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청정에너지 전환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EU의 환경 기준에 맞춰 정책 조율을 진행하며, 탄소중립 산업 및 기술 협력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만나 한국의 기후외교 전략, 국제탄소시장 대응 방안, 글로벌 기후재원 논의 동향, 그리고 미국 대선이 미칠 영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한국은 선진국이 아님에도 기후재원 부담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모범적인 국가’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이러한 기여를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기후외교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강화할 계획인지
한국은 녹색기후기금(GCF), 손실과 피해 기금(FRLD), 적응기금(AF) 등에 6억 달러 이상을 자발적으로 기여하며 개도국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를 한국이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기후 거버넌스에 기여하는 긍정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재원 기여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 요소와 객관적 요소가 혼재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 협약 체제에서 선진국은 역사적 탄소 배출 책임이 크고, 이에 따라 개도국을 지원해야 한다. 반면, 한국은 경제적·산업적 기준으로는 선진국이지만, 탄소 배출 역사에서 책임이 적어 기후 체제 내에서는 개도국으로 분류된다.
현재 한국은 선진국으로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자체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수행하면서 개도국 지원까지 병행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녹색 부문에서 개도국을 지원하는 규모는 10위 수준으로 한국이 기후재원 기여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녹색기후기금 기여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국제사회에서 ‘녹색 사다리’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기후재원 확대를 지속 추진할 것이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세부 이행규칙이 최종 합의되면서 본격적인 국제탄소시장이 출범하게 됐다. 한국은 이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응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 세부 이행규칙이 최종 합의되면서 본격적인 국제탄소시장이 출범했다. 이는 파리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핵심 과제로, 10년간의 협상 끝에 마련된 제도적 틀이다.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국내 감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국제감축 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해외에서 감축한 탄소량을 한국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모로코 등과 협력해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해당 국가와 협정을 맺어 감축 실적을 나누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국제탄소시장 출범은 한국 기업에도 기회다. 해외 감축 사업을 통해 친환경 기술을 상용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탄소 배출권을 직접 거래하거나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탄소 감축 프로젝트 기준을 국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수다. 현재 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글로벌 기준 설정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이 국제 감축 사업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탄소시장 구축에 기여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협력 구조에서 ‘녹색 사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재원의 적절한 규모를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도국 등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기후재원 수요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는 어느 수준까지 진행됐으며, 이러한 논의에서 한국이 제안하거나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있다면
COP29에서는 2025년 이후 신규 기후재원 목표가 타결됐으며, 국제사회는 2035년까지 연간 1.3조 달러 규모의 기후 투자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중 3000억 달러는 선진국이 주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논쟁이 치열했다. 개도국은 재원 규모 확대뿐만 아니라 접근성 완화를 요구했지만, 선진국은 기후 대응 실효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원 규모를 정하기 위해 개도국의 수요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이는 실질적인 수요 조사보다는 선진국의 책임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5조~6조 달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조성 가능한 규모를 고려해 1.3조 달러로 조정됐다.
한국과 비슷한 입장에 있는 국가인 중국, 싱가포르, 중동 산유국들은 역사적 탄소 배출 책임은 적지만 경제적 능력이 있는 국가들이다. 이들은 기후재원을 받지 않으며, 선진국처럼 의무적으로 기여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국은 자발적으로 다자 기후재원에 기여하고 있으며, 개도국 대상 공적개발원조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한국은 파리협정 체제 내에서 기후재원 논의를 유지하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균형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 결과가 전 세계 탄소 감축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트럼프 2기 정부가 기존 감축 목표에서 이탈할 경우 국제사회는 이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비책을 고려하고 있나
미국은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이자 누적 배출량 1위 국가다. 그러나 새 행정부는 적어도 4년 동안 기후 대응을 중단하고,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감축 목표에서 이탈할 경우, 국제사회에는 두 가지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미국의 기후 리더십 부재로 인해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둘째, 일부 국가는 이를 명분으로 파리협정 탈퇴를 검토하거나 감축 목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아르헨티나가 탈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기후 대응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여러 국가들은 성장과 탄소 감축이 양립할 수 있다는 지속가능 성장 모델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빠지더라도, EU, 영국, 중국 등 의지를 가진 국가들이 연대해 기후 목표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기후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이러한 국제 연대에 동참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재생에너지, 원전 등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고 있으며, 각 부문별 감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다자 기후 협력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ODA 등을 활용해 개도국의 기후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탄소중립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기후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과 유럽 간 기후 협력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분야는 무엇이며, 향후 한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 프로젝트나 정책이 있다면
한국과 EU는 2023년 5월 체결한 ‘한-EU 그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배출권거래제(ETS),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기후외교, 순환경제, 청정에너지 전환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초기보다 환경 기준 적용 속도를 조정하고 있지만, 탈탄소화 기조는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청정산업계획(Clean Industrial Deal)’을 발표하며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EU의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 등에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은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CF Initiative)을 추진하며,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를 탄소 포집 기술과 결합하거나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해 탄소 감축을 실현하는 방안을 EU와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EU의 청정산업계획과 한국의 CF Initiative 간 접점을 모색하며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은 EU와 긴밀한 정책 공조를 유지하면서, 배출권 거래 및 탄소 감축 기술 교류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기후위기 시대 환경일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가 함께 이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러한 목표가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기후 대응은 정부와 기업만의 몫이 아니라 시민사회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미 많은 NGO와 환경 단체들이 정부와 협력하며 실질적인 기후 행동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단순한 윤리적 접근이 아니라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제도를 통해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텀블러 사용 확대,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은 작은 변화지만 사회적으로 확산될 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교적으로도 한국은 해외 공관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기후 정책을 추진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위기는 한 개인이나 한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시민, 기업, 정부가 함께 실천하고 협력해야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환경일보 독자들도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작은 변화를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
*기사 원문
[인터뷰]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책임 있는 기후 리더십으로 국제사회 녹색 사다리 역할 확대” < 인터뷰 < 특집 < 기사본문 - 환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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