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기후변화 속 재선충병 확산··· 울진 ‘금강송 방어’ 국가·지역 전략 구체화

더좋은환경 2026. 2. 20. 14:08
환경일보-울진군,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국가·지역 전략 토론회’ 공동 주최
산림·관광·임산물 가치 위협… 산림청 권역별 방제 전략과 울진 방제 계획 공유
예찰 고도화·이동단속·수종전환 ‘패키지’ 제시, 민관 협치로 현장 실행력 강화해야

 

울진 금강송 나무숲길 /사진=울진군

 

[울진=환경일보] 김영동 기자 = 기후변화로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청정지역 울진의 금강송 군락지를 지키기 위한 국가·지역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울진군과 환경일보는 지난 12일 울진 왕피천문화관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국가·지역 전략 토론회’를 열고 산림청 방제전략과 울진군 현장 방제계획을 공유하는 한편, 약제 살포·예찰 고도화·이동단속·수종전환 등 실행 가능한 방제 패키지와 권역 협력 모델을 집중 논의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선충이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 조직에 침투해 수분 이동을 차단하면서 나무를 급속히 고사시키는 산림 병해다. 감염되면 수개월 안에 잎이 붉게 변하며 말라 죽는다. 특히 한 번 확산하면 대면적 피해로 이어져 산림 생태계와 지역 경관, 임업 기반을 동시에 위협하는 병해로 꼽힌다.

이번 토론회는 울진군과 환경일보가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한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정책을 바탕으로 관계기관, 전문가, 임업인, 울진군민과 인근 주민들이 함께 실현 가능한 방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강연을 하는 산림청 정책자문위원 조용기 교수 /사진=울진군

 

조용기 교수 “일본 사례, 그대로가 아닌 선별 적용··· 금강송은 고강도 예방으로 방어”

먼저 ‘소나무 재선충병 이해’와 ‘금강송 군락지 지키기’를 주·부제로 토론회의 문을 연 산림청 정책자문위원 조용기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재선충병이 1905년 일본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한국은 1988년 부산에서, 유럽은 1999년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울진에서도 2020년 발생이 확인됐고,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매개충 활동기간이 길어지면서 피해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과 우리나라의 피해 지역과 대응을 비교하며, 일본의 방제와 피해 대책에서 나타난 실패·성공 사례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강연을 이어갔다.

조 교수는 일본의 방제(예방(건전목)+구제(피해목)) 전략을 “일방적으로 따라잡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성공 사례는 집중 분석해 적용하고 실패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제 살포 소홀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일부 지역의 실패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약제 살포에 반대하는 주민을 설득해 약제를 살포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막은 사례를 들어 “우리도 정확한 약제 살포와 근본적인 방제로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확산 방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현행 ‘반출 금지구역’을 ‘반출 촉진구역’으로 바꾸는 방안 검토를 제안했다. 피해목은 20m 개벌 가능 범위를 현행대로 두되, 감염원 제거 차원에서 건전목 반출 금지와 육림 금지를 예방벌채에 준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또 피해목 중심의 관리 범위를 반경 2km에서 ‘수십 m~수백 m’ 단위로 재설계하고, 가급적 위생간벌과 예방벌채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특단 대책으로 울진군 북위 37도선 일대에 폭 2km·길이 7km 규모의 ‘무송(無松) 벨트’ 구축을 적극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재선충병이 집단 발생한 칠보산 인근을 포함해 영덕군 주변 피해지를 막는 방어선 성격으로, 소나무 분포·지형·토지소유자 등을 면밀히 파악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강송 군락지와 불영계곡, 송이산 등 주요 송림은 생태·경관·문화·국민 정서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 약제 살포와 숲 가꾸기 등 고강도 예방 대책으로 방어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 2km 송림은 낙엽송이나 활엽수로 수종전환을 추진해 감염원 제거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림청 “2025년 3차 대발생 진행··· 4대 권역 국가방제전략으로 맞춤형 확산 저지”

 

이재승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사무관 /사진=김영동 기자

 

이어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이재승 사무관은 ‘방제 정책 및 국가 방제전략’ 발표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1988년 부산 동래구에서 최초 발생했으며, 1998년까지 10년간 소강상태였다가 1999년 다시 발생해 건수가 서서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 1차 대발생, 2014년 2차 대발생 이후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듯했으나 2025년 3차 대발생 국면이 시작돼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관은 확산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가뭄·강풍, 산불 등을 지목하며, “소나무의 생리적 스트레스가 급증하고 생육 적지에서 저항력이 약화되면서 확산 위험이 커졌고, 매개충 개체군 증가와 서식처 분포 확대로 고사목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제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소나무림(잣나무 포함)은 산림의 27.5%를 차지하며 연간 약 71조원의 공익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또 소나무류 임산물 생산액은 연간 2894억원 규모로, 목재 1385억원, 조경수·분재 1165억원, 송이 279억원, 잣 115억원의 소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사한 소나무를 장기간 방치하면 산불·산사태 등 또 다른 재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재선충병을 제대로 방제하지 않으면 10년 내 소나무림 78%가 소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림청은 기후위기 시대 국가 선단지(확산 최전선) 적극 관리로 청정지대 확대와 재난에 강한 건강한 숲 조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맞춤형 방제로 확산 저지와 지속적 관리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전국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동부·남부·서부·북부권역의 4대 권역으로 나누고, 방제 효과와 중요도 등을 종합 고려해 우선순위에 따라 차별화된 국가방제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는 소나무류 이동 단속 강화, 미감염 확인, 방제 품질관리 협조와 함께 수종전환사업의 적극 추진을 당부했다.

울진군 “선단지·경계 방어선 운영··· 드론 예찰+단목 제거+합제 나무주사 병행”

 

박재용 울진군 산림과장이 ‘울진군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울진군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울진군 박재용 산림과장은 ‘울진군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전략’ 발표에서 울진의 재선충병이 2020년 온정면 덕안면 일대에서 처음 확인된 뒤 잠잠하다가, 2024년 후포면 금음리에서 다시 발생해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울진군은 봉화군·영양군·삼척시 등 인접 시·군과 연계해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진군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 감염목 629톤을 제거하고 감염 우려목 618본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예방사업은 461ha, 합제(나무주사 등) 사업은 36ha를 추진했으며, 월송정과 해수욕장 해안림에는 합제 나무주사를 실시했다.

박 과장은 방제 기본원칙으로 반경 100m 드론 촬영 후 20~30m는 벌채, 50~100m는 합제 나무주사를 전략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송이산 생산지에서도 단목 제거와 합제 나무주사를 병행했으며, 사전 벌채 허가를 통해 선제적 수종전환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영덕군 경계와 금강송면을 중심으로 선단지 방제전략을 수립하고 세부 전략을 운영 중이라고도 했다.

울진군은 27억3500만원 예산으로 202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단목 제거, 소구역·소군락 모두베기, 합제 나무주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예방사업으로 국유림 270ha와 금강송면 광화리 일대에 합제 나무주사를 시행하고, 확산 저지선 구축을 위해 영덕군 경계 방어선 주사를 2월에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선단지(평해, 남대천 북쪽) 지역은 내년까지 나무주사 사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선단지 내·외곽 소구역·소군락 소나무는 모두베기와 합제 나무주사를 함께 시행하고, 단목 제거(훈증, 그물망)도 합제 주사와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보호수는 합제 나무주사로 관리하고, 주요 송림·해안숲은 감염목 제거와 함께 합제 나무주사, 드론·지상 약제 살포를 병행한다고 밝혔다.

예찰은 영덕군 경계는 울진군이, 봉화군 경계는 울진국유림관리사무소가 집중 관리하고, 금강송 군락지 일원은 드론으로 예찰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산림재난대응단과 이동단속 초소 3곳 근무자 19명은 지상 예찰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보·교육은 보도자료 배포, 주민 대상 맞춤형 교육, 울진임업사관학교 운영, 군지·반상회 홍보 등을 통해 소나무류 이동금지와 감염 의심목 신고를 안내하고 있으며, 목재 취급업체와 화목 농가를 직접 방문해 소나무류 취급·이동금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마지막으로 “영덕·봉화 등 인접 지역에서 넘어오는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국유림에 대한 항공·드론 방제를 산림청이 주도적으로 시행하거나, 울진군이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출금지구역 내 벌채목 현실화 등을 위해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지침’ 개정 필요성과 예찰 인력 확충도 산림청에 제안했다.

지난 12일 환경일보와 울진군이 공동 주최한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국가·지역 전략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동 기자

“권역 공동전선·단계별 숲 가꾸기··· 금강숲은 특별보호로 묶어 관리”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황진형 산림청 임업진흥원 중부조사실장, 박재용 울진군 산림과장, 조용기 산림청 정책자문위원, 임재은 산림청 방제컨설팅 산림기술사, 송재순 산림청 방제컨설팅 산림기술사협회 경북지부장,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 임영수 세계유산추진위원장,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이홍대 과장 등이 참여했다.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 /사진=김영동 기자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소득’과 ‘단계’였다. 그는 울진을 “산림과 바다가 공유하는 지역”으로 규정하며 국유림 중심 방제에 더해 사유림 임업 농가에 소득의 50% 수준 직불금·장려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숲 가꾸기 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소나무는 유지하되 다른 수종을 갱신해 산림의 생태적 기능 회복과 건강한 숲 조성으로 재선충병 대응력을 높이자고 했다.

 

임영수 세계유산추진위원장 /사진=김영동 기자

울진 금강숲의 ‘특수성’을 전면에 세운 발언도 나왔다. 임영수 세계유산추진위원장은 “울진 금강숲은 다른 지역 소나무숲과 차원이 다르다”고 하며, 금강숲 보호를 울진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과 NGO가 참여하는 조직 구성, 국가방제 특별보호구역 지정 등 차별화된 방제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군유림·사유림을 구분하지 않는 합동 방제, 전담기구 설치, 천적 발굴 확대도 요청했다.

황진형 산림청 임업진흥원 중부조사실장 /사진=김영동 기자

 

현장 운영의 출발점은 ‘예찰’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황진형 중부조사실장은 예찰 활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영덕·봉화·삼척 등 인접 시·군과 협조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동 경로·시기를 공동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산불 이후 남은 고사목을 반드시 제거해 감염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하며, 주민과 관계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방제 시스템 구축과 감시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임재은 산림청 방제컨설팅 산림기술사 /사진=김영동 기자

 

내적 방어와 외적 방어를 분리해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임재은 산림기술사는 송이를 통한 주민 소득원을 지키는 관점에서 임업 농가 중심의 협력으로 내적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영덕·안동·봉화·영양·삼척 등 인접 지역에서 넘어오는 병해충을 막기 위해 권역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자체별 컨트롤타워 구성과 유기적 협조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재순 산림청 방제컨설팅 산림기술사협회 경북지부장 /사진=김영동 기자

 

송재순 경북지부장은 “울진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부정적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며 “금강송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전제 아래 새로운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나무주사도 ‘선택과 집중’…중요 산림지역은 묶어 관리”

 

이홍대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과장 /사진=김영동 기자

패널 제안에 대해 산림청 이홍대 과장은 “나무주사도 잘못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무조건 주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재난 대비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베어야 할 나무는 베며 지켜야 할 나무를 중심으로 주사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종전환은 간벌을 통해 추진할 수 있으며, 금강숲 특별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해서는 중요 산림지역을 국가적으로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방향을 언급했다. 제안된 의견은 충분히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방청객 질의응답에서는 송이 생산지역의 나무주사 제한 문제, 항공 약제 살포 공식화와 임업 농가 피해 보상 등 제안이 이어졌다. 이에 박재용 울진군 산림과장과 이홍대 과장은 감염목 제거 후 피복 또는 합제 나무주사 적용을 살펴보고 있으며, 항공 약제 살포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청정지역 울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고 주민·산림청·관계기관·전문가와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영동 기자

손병복 울진군수는 “오늘 토론회가 울진 실정에 적합하고 실행력 있는 방법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됐고,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에 국가와 지자체가 한 몸이 되는 계기가 됐다”며 “청정지역 울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고 주민·산림청·관계기관·전문가와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감익수 환경일보 대표 /사진=김영동 기자

좌장을 맡은 환경일보 김익수 대표는 “기후변화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재선충병 방제는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며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긴밀한 협조와 소통으로 대응하고, 토론회에서 도출된 의견이 정책과 현장에 적극 반영돼 효율적인 방제 시스템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사 원문

기후변화 속 재선충병 확산··· 울진 ‘금강송 방어’ 국가·지역 전략 구체화 < 특별기획 < 특집 < 기사본문 - 환경일보